프로야구
'홈런 맞고 웃어?' 41세 강민호 설레게 한 19세 장찬희, "던지고 싶은 공 맞아서 후련" 신인 맞아? [IS 인터뷰]
홈런을 맞은 순간,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포수 강민호(41)는 마운드 위에 있는 '신인 투수'와 눈이 마주쳤다. 팔은 건들건들, 그리고 그 신인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신인 투수의 패기에 강민호도 헛웃음을 지었다. '크게 될 놈일세.'삼성 신인 장찬희(19)는 1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 2⅓이닝 동안 36개의 공을 던져 2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2탈삼진 2실점했다. 잘 던졌지만, 옥에 티가 있었다. 허용한 2개의 안타가 모두 홈런이었다. 6-0으로 앞선 6회, 장찬희는 오영수와 이우성에게 연타석 홈런을 맞으며 2실점했다. 백투백 홈런을 맞은 것이다. 하지만 장찬희의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이를 본 강민호 역시 기가 찼다는 반응. 더 기가 막혔던 건, 스무살이나 더 어린 신인 투수가 베테랑 포수에게 사인까지 했다는 점이다. 경기 후 짧게 만난 강민호는 "홈런 맞고 (장찬희를) 봤더니, 팔을 (홈런을 맞은) 서클 체인지업 던지는 동작 그대로 여러 번 흔들고 있더라. 그러면서 웃고 있는데, 크게 될 선수인 것 같다"라며 신인 투수의 배짱을 칭찬했다. "구위는 정말 좋았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마치 지난 가을야구에서의 이호성(22)을 떠올리게 한 미소였다. 이호성은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2사 만루를 자초했는데, 이때 어린 투수를 진정시키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강민호가 그의 환한 미소를 보고 안심을 했다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당시 강민호는 "쫄지 않네? 표정 마음에 든다"라며 이호성을 다독인 바 있다. 경기 후 장찬희는 당시의 상황에 대해 "오영수 선배에게 직구와 슬라이더, 포크볼 등 여러 변화구를 던졌는데 타이밍상 계속 파울이 나더라. 그래서 (강)민호 선배에게 살짝 (서클)체인지업을 던지고 싶다는 사인을 드렸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 공이 바로 홈런을 맞게 돼서 아쉽다. 하지만 내가 던지고 싶은 공을 맞아서 그래도 후련했다. 체인지업 던진 건 크게 잘못한 건 아닌 것 같은데, 조금 더 정교하고 다른 느낌으로 던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라고 덧붙였다. 신인답지 않은, 당찬 모습의 인터뷰였다. 이날 4회 도중 마운드에 올라 팀의 리드를 지켜낸 장찬희는 팀이 9-3으로 승리하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데뷔 첫 승이다. 하지만 장찬희는 "내가 첫 승해서 기쁘다기보단, 팀이 3연전에서 이겨서 더 기쁘다"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이날 부상 복귀한 원태인의 뒤를 이어 공을 던진 것에 대해선 "(원)태인이 형 주자가 있는 상황이라 그 상황을 꼭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태인이 형이 점수 차가 나는 상황이라 편하게 던지라고 했는데, 팀이 승리해서 기쁘다"라고 전했다. 투구도 인터뷰도 신인답지 않게 덤덤했다. 벌써 1군 마운드에만 오른 게 4경기. 많은 관중 앞에서 던지는 게 이제 익숙해진 걸까. 장찬희는 "떨림이 있어야 조금 더 공을 잘 던질 수 있는 것 같다. 아드레날린 때문이라고 해야 할까"라면서 "이런 것들 때문에 공도 더 잘 가고 좀 더 집중력도 올라가는 것 같아서 그 점은 더 좋은 것 같다"라고 당차게 말했다. 목표마저도 덤덤하면서 당찼다. 그는 "그냥 풀타임 치르면서 다치지 않고, 구속과 구위가 떨어지지 않는 걸 목표로 정해놓고 올 시즌에 임하고 있다"며 "야구를 하는 게 가장 즐겁고 재밌어서 이 직업을 선택했다. 야구 선수로서의 생활을 오래 이어가는 게 (장기적인) 목표다"라고 전했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6.04.13 00:01